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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기분이 별로다

by 질주하는참치 2023. 4. 5.

기분이 별로다.

 

보고있던 영화 때문인지(날씨의 아이 20분 봤음), 자기전에 해야할 설거지 때문인지, 나의 업무 때문인지.

곧 있을 담당자들과의 회식때문인지, 관리해야하는 몸상태 때문인지.

 

인터넷에서 보았던 글이 있는데, 사람들이 '오글거린다'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많은 감정표현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 나의 기분이 별로라고 퉁쳐버리기엔 다른 다채로운 표현들이 많지 않을까. 사실 평소에 표현을 잘 하지 않아서 떠오르지가 않는다. 책을 읽으면 글 쓰는 솜씨나 말하는 솜씨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고등학교때가 나의 표현력이 최상이었던 시기였을것 같다. 지금은 넵! 밖에 할 수 없는 기계가 되어버린것 같다. 그래도 '아 그건 좀.....'이라는 표현도 배워서 잘 써먹고 있다.

회사에는 해야만 하기때문에 힘든일이 많다. 우리 과장님이 'OO이 멘탈이 제일 단단한데 깨지면 안돼!'라는 말을 했을때, 나는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집에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떻게든 된다 & 이것도 지나간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했다. 지금 당장 기억이 날 정도로 와 진짜 힘들었다 싶은 일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았던것 같다.

엄마가 회사에 다닐때 힘든거는 두가지로 나눠질거라고 했다. 일이 힘든지, 혹은 사람이 힘든지.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는 일이 힘들었다. 일이 매우 많았고, 그 일들은 기한이 모두 정해져 있었다. 그말인 즉슨, 일이 끝나기전까지 무한야근을 해야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꾸역꾸역 야근을 하면서 연차가 쌓이니까 이제 일보다는 사람때문에 힘든게 점점 생긴다. 일은 위에 써두었듯이 어떻게는 끝이나는데 사람은 계속 봐야한다. 내가 가던지 쟤가 가던지 해야하는데 업무 특성상 다른데를 잘 안보내줘서 쟤가 가는게 더 빠르다. 쟤네는 보통 2년이면 업무순환을 하는데, 우리는 가야만하는 한도까지 꽉꽉 채우고 간다. 나도 업무 순환하고 싶다.

나의 전공은 컴퓨터였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발자는 나의 길이 아닌것 같아서 공기업을 준비했는데......우리회사에서 그 누구보다 개발을 많이 하고있는것 같다. 아 이게 좀 재밌는것도 있기는 한데 힘들다. 힘든게 개발이 힘든건지 내가 맡은 업무가 힘든건지 사람 상대해가며 개발하는게 힘든건지 쟤들이랑 전화하고 있는 내가 힘든건지....아 다른업무 하고싶다.

 

기분 좀 나아졌으니 다시 영화보러 가야겠다. 역시 기분이 별로일때 뭐라도 끄적이는건 도움이 되는것 같다. 이 글을 읽는 기분이 별로인 사람이 있다면 뭐라도 끄적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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